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기업 xAI가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기밀 침해 소송이 미국 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은 2026년 6월 15일 리타 F. 린 판사 명의로 OpenAI의 기각 신청을 받아들이고, xAI에 추가 수정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xAI가 지난해 9월 제기한 소송의 핵심 주장이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법원, “OpenAI 유도·사용 입증 부족” 판단
법원 사건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번호는 3:25-cv-08133-RFL이며, 소송 성격은 2016년 제정된 미국 영업기밀보호법 관련 분쟁으로 분류됐다.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은 6월 15일자 최근 접수 기록에서 ‘수정 허용 없는 기각’ 명령과 판결이 내려졌다고 공지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린 판사는 xAI가 전직 엔지니어 쉬천 리가 영업기밀을 빼내도록 OpenAI가 유도했다는 점을 충분히 보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OpenAI가 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그가 발표한 자료에 xAI의 영업기밀이 포함됐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이터는 린 판사가 xAI의 추가 소송 계속이 “무익하다”고 보고 사건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with prejudice’ 방식의 기각은 같은 청구를 같은 방식으로 다시 제기하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으로, 지난 2월 한 차례 보완 기회를 받은 xAI에는 법적 타격이 됐다.
지난해 제기된 소송, Grok 소스코드 의혹이 핵심
xAI는 2025년 9월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전직 직원들이 Grok 챗봇 관련 소스코드와 데이터센터 운영 관련 기밀 정보를 가지고 OpenAI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OpenAI가 xAI 인력 채용을 통해 경쟁사의 기술 정보를 확보하려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이 사건은 머스크와 샘 올트먼이 이끄는 OpenAI 사이의 여러 법적 분쟁 가운데 영업기밀 문제를 다룬 별도 소송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법원은 2026년 2월 24일 이미 한 차례 소송을 기각하면서 xAI의 주장에 핵심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린 판사는 명령문에서 “OpenAI 자체의 행위에 관한 주장이 현저히 빠져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고, xAI가 전직 직원들이 OpenAI에서 훔친 영업기밀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다만 당시에는 xAI에 3월 17일까지 수정 소장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OpenAI는 “근거 없는 괴롭힘” 주장
OpenAI는 소송 초기부터 xAI의 주장을 부인했다. 로이터가 전한 2월 결정 당시 OpenAI 입장문에 따르면 회사 측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 근거 없는 소송은 머스크의 계속된 괴롭힘 캠페인의 또 다른 전선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OpenAI는 별도 법원 제출 문서에서도 xAI가 유효한 청구를 구성할 만큼 충분한 사실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OpenAI는 공식 입장 페이지에서도 자사가 경쟁사의 영업기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회사 측은 머스크가 OpenAI를 상대로 여러 소송과 공개 비판을 지속해 왔다고 주장하며, 관련 법적 자료와 입장을 한곳에 모아 공개하고 있다. 반면 xAI 측 변호인들은 6월 15일 결정 직후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AI 경쟁 격화 속 법적 분쟁도 확대
이번 기각은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인력 이동과 영업기밀 보호 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xAI의 Grok은 OpenAI의 ChatGPT와 직접 경쟁하는 제품으로, 고급 AI 인력과 모델 개발 노하우를 둘러싼 기업 간 긴장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소송이 제기됐다. 법원은 전직 직원의 이직이나 기밀 접근 가능성만으로는 OpenAI의 영업기밀 침해 책임을 추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머스크와 OpenAI 사이의 모든 법적 갈등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와 xAI는 OpenAI의 지배구조, 영리화 전환, 경쟁 제한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갈래의 분쟁을 이어왔다. 이번 영업기밀 사건에서는 OpenAI가 방어에 성공했지만, AI 기업 간 인재 영입과 비밀정보 관리 기준은 앞으로도 법적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