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기업 업스테이지가 2026년 6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을 발표했다. 새 체제는 업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포털 ‘다음’ 운영사 AXZ와 범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결합하는 구조다. 회사는 자체 거대언어모델 ‘솔라’, 업무용 에이전트, 포털 플랫폼을 한데 묶어 기업 고객 중심의 AI 사업을 일반 이용자와 공공·교육 영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모델·에이전트·포털을 한 조직으로 결합
업스테이지는 이날 발표에서 자체 AI 모델 개발사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 접점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행사에서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탄생은 강력한 AI 모델과 에이전트, 모두가 쓰는 플랫폼을 하나로 잇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새 체제의 핵심은 업스테이지가 보유한 모델 기술을 타임리의 에이전트 플랫폼, 다음의 검색·콘텐츠 기반과 연결하는 데 있다. 업스테이지는 올해 앞서 다음 운영사 AXZ 인수를 마무리했고, 6월에는 타임리 인수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B2B 문서 처리와 기업용 모델 공급에서 출발한 사업을 검색, 생활형 서비스, 조직 업무 자동화 영역으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대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200여 개 이상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 중”이라며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액이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 원을 포함해 누적 투자 약 7300억 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확보한 자금은 GPU 인프라와 모델 학습, 사업 운영 비용 등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진윤정 최고재무책임자와 김성훈 대표가 질의응답에서 밝혔다.
‘솔라 오픈2’와 절차형 에이전트 공개
업스테이지는 이날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의 성능도 공개했다. 회사는 이 모델이 AI 성능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 기준 44.4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이 수치가 글로벌 주요 프런티어 모델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으며, 김 대표는 솔라 오픈2를 6월 말, 상용 모델 ‘솔라 프로 4’를 7월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업무 자동화 영역에서는 ‘업스테이지 스튜디오’를 제시했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업무 절차를 단계별 블록처럼 조합해 자동화하는 절차형 AI 에이전트로 소개했다. 김 대표는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단순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여러 에이전트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타임리는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에이전트 서비스 축을 맡는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는 “타임리는 별도 코딩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어 누구나 자신만의 업무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리는 솔라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이미지·영상 생성, 문서 변환 등 업무용 에이전트를 제공하며, 지자체와 공공·교육기관 등 600여 개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업스테이지는 밝혔다.
다음은 ‘에이전트 다음’으로 전환 추진
업스테이지는 포털 다음을 AI 기반 포털로 전환하는 계획도 내놨다. 이건수 AXZ 대표는 기존 포털이 키워드 검색 결과를 링크로 나열하는 방식이었다면, AI 시대의 포털은 에이전트가 키워드와 맥락을 함께 파악해 답을 찾는 ‘하이브리드 검색’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식 출시를 앞둔 ‘AI 오버뷰’ 기능을 시연하며 검색부터 답변 정리까지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AI 오버뷰를 7월 중 확대 출시하고, 연내에는 의도한 전체 쿼리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네이버나 구글의 유사 기능과 비교해 AI 오버뷰 자체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대신 쇼핑, 부동산, 맛집, 여행 등 생활 밀착형 버티컬 검색에서 이용자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을 차별화 전략으로 제시했다.
업스테이지가 다음을 품은 배경에는 모델 사용량과 서비스 접점을 동시에 늘리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김성훈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수익 모델의 핵심을 ‘토크노믹스’라고 표현하며, 자체 모델로 처리되는 토큰 소비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을 통해 더 많은 이용자가 AI 기능을 사용하면 업스테이지 단독 사업보다 훨씬 큰 토큰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 AI와 대중 서비스 사이 과제
업스테이지는 이번 출범을 소버린 AI 전략과도 연결했다. 김성훈 대표는 AI가 국가 전략 자산이 된 상황에서 기술 보유국이 공급을 제한할 수 있으므로 자체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관계자들에게 지금보다 큰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으며,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후속 평가를 통해 국민이 만족할 수준의 모델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성과는 모델 성능과 인수 효과가 실제 이용자 경험과 매출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다음의 포털 경쟁력 회복, 타임리와 업스테이지 스튜디오의 조직 내 확산, 솔라 계열 모델의 글로벌 경쟁력 입증이 동시에 요구된다. 회사가 이날 제시한 ‘모두를 위한 AI’ 구상은 국내 AI 스타트업이 모델 개발을 넘어 플랫폼과 에이전트 서비스까지 통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검색 시장의 이용자 습관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